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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아픔 어루만진 새 대통령의 품격

오리지널마인드 2017. 5. 19. 09:40
어제 열린 37돌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정권교체를 실감케 하는 가슴뭉클한 장면이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유가족들을 성심껏 위로하고, 5·18이 갖는 역사적 의의를 제대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어느 5·18 기념식보다 성대하고 뜻깊게 치러졌다. 문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보수정권 9년 동안 제창이 금지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는 모습은 행사의 백미였다.

 문 대통령은 “오월 광주는 지난겨울 전국을 밝힌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부활했다”며 “새 정부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공약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을 넣는 건 시대정신을 적절히 헌법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87년 개정한 지금 헌법은 시대적 한계 때문에 4·19 혁명 이외에 5·18 민주화운동이나 6월항쟁 등을 담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또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세력이 5·18을 폄훼·왜곡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거짓 주장까지 내놓는 상황에선 진상 규명의 고삐를 늦출 수가 없다. 거창할 필요는 없지만 실효성 있게 5·18의 진실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정부와 관련기관이 적극 노력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광주시민들에게 “광주정신으로 희생하며 살아온 전국의 5·18들을 함께 기억해 달라” “광주가 먼저 정의로운 국민통합에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