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과도한 집중 현상

나의 하루
페이스북 심리학'의 저자 수재나 E.플로레스 박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그녀는 결승전을 통과하고 나서 매우 흡족한 마음으로 수많은 사진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렸다. 하지만 곧 이런 의문에 빠진다. "내가 결승전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마라톤 과정에서 경험한 현실적이고 덜 멋있는 순간들 덕분이 아닌가?"

그녀는 자신이 마라톤에 대해 무엇을 올릴지 고민하다가 과정보다 최종 결과에 훨씬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SNS에 자신의 글이나 사진을 편집해 올리는 행위가 인생의 특정한 면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놓았다는 걸 인식한 것이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으면 행동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관객이 있으면 '연기를 하게' 되기 쉽다. 스스로 만든 무대 위에 서 있는 거랄까…. 페이스북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자기 이미지에 집중하지 않았던 듯한데, 지금은 왜 이런 걸까? 왜 우리는 갑자기 자기 사진을 더 많이 올리느라 혈안이 되었는가? 왜 우리는 더 대담하거나, 노골적이거나 완전히 괴짜 같은 방식으로 우리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가?"

최근 열차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당한 캐나다 노인과 구조대원을 배경으로 브이 자 셀카를 찍은 이탈리아 남자에 대한 기사가 토픽으로 등장했다. 남자에겐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멋진 셀카를 찍으려다가 바다에 빠지거나, 벼랑에서 떨어지거나, 기차에 치인 사람은 계속 늘고 있다.


인도는 과시형 셀카 사망 사고 최다의 오명을 쓴 나라다. 정부에서는 관광지에 '셀카 금지 구역'을 만들 정도지만 과시형 셀카의 행렬은 줄고 있지 않다.

인간의 도덕성에 대해 심각히 토론해야 하는 건 자명하다. 하지만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과도한 집중 현상의 부작용은 차고 넘친다. 만약 세상 다양한 풍경이, 거대한 자연이, 내 얼굴이 등장하는 배경으로만 존재한다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세계는 오직 나만을 비추는 거울로 쪼그라들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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