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왜 무능한가
좋은글저자에 따르면 중국 정치는 세 층위로 나뉜다. 바닥은 사회적 소통 능력이 강조되는 민주주의다. 1980년대부터 만들어진 촌민위원회가 중심이다. 중간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실험 공간이다. 중앙정부는 정책을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시행한 뒤 이의 전국적 확산 여부를 결정한다. 꼭대기는 현능주의다. 복잡한 상황을 풀어야 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는 자리라 지적 능력과 사회적 소통 기술, 도덕적 품성을 모두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 이게 중국의 부상을 이끄는 차이나 모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주장에 비난이 폭주하는 건 물론이다. ‘중국의 변호인’이란 지적이 가장 많다. 중국 사회에 만연한 부패, 반대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일당제, 열악한 인권 상황 등을 감안하면 궤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선거민주주의에 피로를 느끼고 있는 사회라면 현능주의의 장점을 어떻게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절반도 안 되는 지지로 승리하고선 모든 걸 독식하는 폐해를 반복하는 사회라면 말이다.
(S-box)
중국의 간부 선발은 얼마나 까다롭나. 다음은 당 조직부 비서장이란 고위 간부 선발의 실례. 먼저 추천을 받는다. 이어 추천을 많이 받은 후보들을 대상으로 업무 관련 시험을 치른다. 약 10여 명의 응시자 중 5명이 합격한다.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답안지 모두를 복도에 걸어 놓는다. 세 번째는 면접. 면접관은 부장과 부부장, 교수들로 구성되며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서기실 직원들이 입회한다. 면접을 통해 3명이 남는다. 네 번째 단계는 인사부 감찰팀에 의한 검증. 후보들의 실적과 품성을 따지되 품성 체크에 비중을 둔다. 마지막으로 12인의 부장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표결로 최종 결정한다. 8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그런 후보가 없으면 위원들이 토론한 뒤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거듭한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장관 후보자를 뽑는다면 청문회 낙마자는 없지 않을까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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