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

개인용 당뇨 관리기'(personal diabetes manager: PDM)와 환자 몸의 어디에나 붙일 수 있는 '팟(pod)'으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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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를 좀 편하게 맞을 수 없을까?" 당뇨병 환자들은 꼭 인슐린을 투입해야 하지만, 잦은 주사가 여간 귀찮은 게 아니라고 한다. 전 세계의 당뇨 환자가 4억2200만명, 국내에도 300만명이라니 많은 사람이 인슐린 주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옴니팟 시스템(Omnipod System)은 당뇨 환자에게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사해주는 첨단 의료기기다. 옴니팟은 휴대가 편한 '개인용 당뇨 관리기'(personal diabetes manager: PDM)와 환자 몸의 어디에나 붙일 수 있는 '팟(pod)'으로 구성돼 있다. PDM이 환자 상태에 따라 인슐린을 몇 단위 주사하라고 지시하면, 팟은 무선으로 수신해 인슐린을 자동 주사한다. 팟 내부에 45도 각도로 장착된 연질의 바늘이 공기펌프의 압력에 밀려 불과 200분의 1초 만에 6.5㎜ 깊이로 주사하여 통증이 없다. 팟에는 3일간 나누어 주사할 수 있는 200단위의 인슐린이 내장돼 있으며, 완전 방수라 몸에 붙인 채 수영도 즐길 수 있다.

옴니팟은 2000년에 창업한 미국의 인슐렛(Insulet)과 디자인 컨설팅 회사 컨티넘(Continuum)이 공동 개발했다. 인슐렛은 니티놀(니켈+티타늄) 형상기억합금의 원리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술의 상품화를 컨티넘에 의뢰했다. 디자인 팀은 '사람 중심 디자인 사고(思考)'와 프로세스를 통해 당뇨 환자들의 숙원을 풀어줄 아이디어를 창안하고, 자체 개발한 의료용 공기팽창 장치를 활용해 편하고 안전한 무선 인슐린 주사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2006년 출시된 PDM(670달러)과 팟(10개 묶음 300달러)은 고가에도 날개 돋친 듯 팔려 작은 스타트업 인슐렛은 불과 10여 년 만에 나스닥 시가총액이 31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의료기기 회사로 성장했다. 최첨단 기술과 탁월한 디자인의 융합으로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음을 실감 나게 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