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

서양에서는 바닷말을 바다의 잡초란 뜻으로 ‘시위드’(seaweed)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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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로부터 바닷말(해조류)을 식용으로 해왔다. 해조(海藻)라 하면 바닷새 해조(海鳥)와 바닷물의 흐름 해조(海潮)와 헷갈리기 쉽다. 해조류를 우리말인 바닷말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산모는 아기를 낳고 미역국부터 먹는다. 참기름 바르고 소금 뿌려 구운 김은 맛이 최고다. 김을 보고 ‘검은 종이’라고 하던 서양 사람들도 좋아하게 됐다. 다시마튀각, 파래무침, 매생이국도 낯설지 않다. 뿐만 아니다. 바닷말에서 추출한 알긴산, 카라지난, 한천 등은 산업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우리가 모르고 사용해서 그렇지 식품, 의약품, 화장품, 치약 등에 바닷말이 들어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매일 바닷말을 만나고 있다.

우리 조상은 바닷말을 이처럼 지혜롭게 이용할 줄 알았다. 서양에서는 바닷말을 바다의 잡초란 뜻으로 ‘시위드’(seaweed)라 한다. 이름에서 바닷말을 보는 서양인들의 시선을 알 수 있다. 바닷말을 바다에서 나는 쓸모없는 잡초로 여겨왔다. 지금은 바닷말을 더 다양하게 활용한다. 미세조류로부터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을 만들어 연료로 사용한다. 하찮게 보이는 바닷말이 자동차를 움직인다. 그뿐인가. 바닷말은 종이로도 다시 태어난다. 이렇게 효용가치가 높은 바닷말은 더 이상 바다의 잡초가 아니다. 서양에서도 이제는 바다의 채소라고 부른다. 바닷말이 친환경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되면 더욱 귀한 대접을 받을 것이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