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

치솟은 실업률을 그는

좋은글3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년간 어떻게 경제를 살려놓고 20일 퇴임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침체로 10% 가까이 치솟은 실업률을 그는 지난해 말 완전고용 수준인 4.7%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최근 6년간 민간 부문에서 늘어난 일자리가 무려 1560만 개다.


 오바마는 취임하자마자 7872억 달러(약 942조 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미국의 회복과 재투자법안(ARRA)’에 서명해 인프라 건설, 직업훈련과 친환경에너지 개발 등에 힘썼다. 야당인 공화당은 재정적자가 늘어난다며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통화정책에 반대했지만 오바마는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의회를 설득하는 데도 팔을 걷어붙였다. 퇴출 위기에 몰린 자동차 산업은 구제금융을 투입해 살려냈고,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월가에 대해선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오바마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결국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세수(稅收)는 증가하고 재정적자가 줄어드는 두 마리 토끼가 잡힌 것이다. 이 덕분에 오바마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고별연설에서 “여러분이 변화였다”라고 외칠 수 있었다.

 달러를 한껏 찍어낼 수 있는 미국을 한국과 곧이곧대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오바마 정부처럼 경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엔 국내 일자리를 미국에 갖다 바쳐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조기 대선 같은 정치 이슈에 일자리 정책과 법안이 밀리면서 일자리 죽이는 포퓰리즘 공약이 슬슬 나온다.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이라면 미국 경제를 살려놓은 오바마의 리더십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