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

국민들의 가슴에 우 전 수석은 이미 유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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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끝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특검팀의 일정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우 전 수석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검팀은 금주 중 그를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혐의를 입증할 관련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우 전 수석의 혐의는 특검법에 명시된 것과 특검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것으로 나뉜다. 특검법 전체 수사 대상 14건 중 우 전 수석과 직접 관련된 것만 2건이다. 최씨 비리 관여 의혹 등과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해임 영향력 행사 혐의 등이다. 미얀마 대사 교체 과정에서의 개입 정황, 문화체육관광부 고위직 인사 경질 지시 혐의, 가족회사 ‘정강’의 이우환 화백 그림 구입에 따른 횡령 및 탈세 의혹 등 새롭게 불거진 사안에 대해서도 특검팀은 세밀히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 수사를 통해 우 전 수석이 국정 전반에 전횡을 일삼았다는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그는 그동안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국회의 국정조사 청문회를 무력화시켰고 ‘법꾸라지’라는 별명처럼 검찰 수사를 비켜갔다. 모르쇠로 일관한 그를 국회의원들은 당해내지 못했다. 검찰 수사 결과는 알맹이가 없었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개인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특별수사팀과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를 받았지만 처벌을 피했다. 조사 도중에 팔짱을 낀 채 수사검사를 향해 웃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황제 수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사실상 장악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리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무엇보다 아들의 운전병 특혜 논란은 대한민국 모든 부모와 아들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 사안이다. 자격이 미달됨에도 버젓이 지원하고 “코너링이 좋았다”는 이유로 경찰 고위직 운전병에 발탁된 사실은 신성한 병역의무를 희화화하고 국민을 우롱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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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민들의 눈과 귀는 특검팀의 우병우 수사에 쏠려 있다. 특검팀은 그의 수사에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우 전 수석은 특검팀의 여느 피의자와는 격이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 다음으로 최씨 게이트에 책임이 있는 인물일 뿐더러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국민들의 가슴에 우 전 수석은 이미 유죄다. 일각에서는 박영수 특검 등 특검팀의 수사 관계자와의 친분이 엄정한 조사의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일말의 오해일망정 특검팀은 이를 무겁게 여기고 수사에 임해야겠다. 우 전 수석 수사는 특검팀의 마지막 승부수다. 만약 혐의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면 사실상 실패한 특검팀이란 오명을 쓸 수도 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 수사 성공이 사법정의는 물론 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염원에 보답하는 길이라는 것을 유념해야겠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