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

어떤 정부와도 불편한 관계여야 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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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는 2006년 성균관대학교 강연에서 이렇게 발언한다. 후회 없는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선택한 것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정당한 방법으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그는 누구보다도 길고 험난한 겨울을 보냈다. 앞으로도 연속성이 존재하지 않는 뉴스의 특성상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신뢰받는 언론인이라는 기존의 명성이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다. 대선주자와 차기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재벌을 향한 올곧은 비판 또한 중요하다.

그는 4월19일 페이스북 ‘소셜스토리-JTBC 사회부’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정부와도 불편한 관계여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여기서 말하는 불편함이란 기호나 이해관계를 배제한 가치중립적인 시각이 전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손석희의 방송은 지금부터가 본 게임에 속한다. 야구에 비하자면 초반 대량득점 후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깨에 힘을 빼고 던지는 공이 포수가 원하는 위치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완전무결한 언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손석희의 변화구가 더 크고 정교한 궤적을 그리기를 바라면서 JTBC 뉴스룸의 배경음악을 신청한다. 제목은 전람회의 ‘10년의 약속’.
<이봉호 | 대중문화평론가·<나쁜 생각> 저자>-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