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처럼 젊은이들이 종교에 관심이 없다
좋은글2우리나라는 종교 인구가 차츰 줄고 있는 유럽형 종교 지형을 닮아가고 있다. 어느 정도 사실이다. 유럽에서처럼 젊은이들이 종교에 관심이 없다. 무신론이 유입돼 종교 지형에서 한자리를 확보했다. 역사를 따져보면 다른 측면이 떠오른다. 1945년 광복 당시 2500만 인구 중 종교가 있는 비율은 4~6%에 불과했다. 조선왕조와 함께 붕괴한 유교가 남긴 종교 공백을 일제강점기부터 개신교·불교·가톨릭이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 종교의 자유가 중시되는 미국의 영향권에 우리나라가 포함된 덕분에 모든 종교는 친종교 환경을 누렸다. 보수정권이 진행한 산업화 또한 종교의 급성장에 유리했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 발표 이후에 1위 자리를 내준 불교와, 자체 집계(565만 명)와 비교했을 때 통계청 수치(389만 명)가 너무 낮은 가톨릭은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여진이 좀 있다. 하지만 종교는 부침을 거듭한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한때 융성하다가도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게 종교다.
종교개혁 500년은 개신교에 새로운 개혁을 요구한다. 종교개혁 500주년과 개신교 선교 132년을 맞아 출범한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칭)가 추구해야 하는 것도 개혁이다. 다른 종교 신자들도 자신이 믿는 종교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할 것이다.
물론 선교·전도를 열심히 하고 바르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신앙인들이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개혁은 정치 상황과도 맞아야 한다. 개혁은 통일 친화적이어야 한다. 통일이라는 거대한 정치 흐름을 타면 흥하고 못 타면 쇠퇴할 것이다. 언젠가는 북한이라는 ‘거대 종교 권역’이 열린다. 통일 전후로 종교 순위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 종교가 할 일이 많다. 뭔가 역할을 찾아내면 살고, 못하면 밀릴 것이다. 국가와 정부가 무한책임을 질 수는 없다. 종교마다 일정 부분이라도 옛 북한 주민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루터교를 믿는 미국 병사들이 많이 참전했다.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를 이겨낼 수 있는 병력 자원을 5대호 지역에서 구할 수 있었는데 마침 그 지역은 루터교 신자들이 밀집한 곳이었다.
우리나라 루터교는 신자 수가 현재는 5000~6000명 정도다. 하지만 통일시대를 대비해 거대한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종교계에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분노의 정치’에 종교가 해답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분노는 이 글을 루터로 돌아가게 만든다. 루터는 ‘분노의 사도’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분노했을 때 기도도 더 잘하고 설교도 더 잘한다.” 이 말은 2017년 한국에도 묘한 울림이 있다. 어느 쪽 입장에 속하건 촛불 정국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민 감정을 대표하는 것은 분노다. 통일 이후에도 남한 출신이건 북한 출신이건 극심한 분노를 느끼게 될 정국이 들이닥칠 수 있다. 하루빨리 분노를 넘어 한국을 리셋(reset)하는 프로세스가 시작돼야 한다. 종교인의 도움이 필요한 시대다.
-중앙일보-
‘2015 인구주택총조사’ 발표 이후에 1위 자리를 내준 불교와, 자체 집계(565만 명)와 비교했을 때 통계청 수치(389만 명)가 너무 낮은 가톨릭은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여진이 좀 있다. 하지만 종교는 부침을 거듭한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한때 융성하다가도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게 종교다.
종교개혁 500년은 개신교에 새로운 개혁을 요구한다. 종교개혁 500주년과 개신교 선교 132년을 맞아 출범한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칭)가 추구해야 하는 것도 개혁이다. 다른 종교 신자들도 자신이 믿는 종교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할 것이다.
물론 선교·전도를 열심히 하고 바르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신앙인들이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개혁은 정치 상황과도 맞아야 한다. 개혁은 통일 친화적이어야 한다. 통일이라는 거대한 정치 흐름을 타면 흥하고 못 타면 쇠퇴할 것이다. 언젠가는 북한이라는 ‘거대 종교 권역’이 열린다. 통일 전후로 종교 순위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 종교가 할 일이 많다. 뭔가 역할을 찾아내면 살고, 못하면 밀릴 것이다. 국가와 정부가 무한책임을 질 수는 없다. 종교마다 일정 부분이라도 옛 북한 주민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루터교를 믿는 미국 병사들이 많이 참전했다.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를 이겨낼 수 있는 병력 자원을 5대호 지역에서 구할 수 있었는데 마침 그 지역은 루터교 신자들이 밀집한 곳이었다.
우리나라 루터교는 신자 수가 현재는 5000~6000명 정도다. 하지만 통일시대를 대비해 거대한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종교계에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분노의 정치’에 종교가 해답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분노는 이 글을 루터로 돌아가게 만든다. 루터는 ‘분노의 사도’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분노했을 때 기도도 더 잘하고 설교도 더 잘한다.” 이 말은 2017년 한국에도 묘한 울림이 있다. 어느 쪽 입장에 속하건 촛불 정국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민 감정을 대표하는 것은 분노다. 통일 이후에도 남한 출신이건 북한 출신이건 극심한 분노를 느끼게 될 정국이 들이닥칠 수 있다. 하루빨리 분노를 넘어 한국을 리셋(reset)하는 프로세스가 시작돼야 한다. 종교인의 도움이 필요한 시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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