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

무엇이든 기대하고 준비할 때가 가장 즐거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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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봄이다. 겨울이 너무 춥고 길었던 탓일까. 봄이 올 것이라는 기대마저 포기했는데. 자연이 일하는 바는 오묘한 데가 있다. 그래서 시인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오는” 봄이라고 했나 보다. 다가온 봄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쌀쌀한 바람은 아직도 외투와의 이별을 힘들게 하지만 그 바람 속에도 은은한 온기가 배어있고 양지쪽 길가의 잡초도 어느새 밑동부터 푸른 빛 옷을 입기 시작했다. 역사상 가장 추운 동계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걱정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계절의 변화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봄의 신비를 느끼기로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보다 좋은 음악이 없다. 원초적인 생명력이 꿈틀대고 원시적인 에너지가 넘쳐난다. ‘봄의 제전’은 파리 초연 당시 경찰까지 출동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존의 틀과는 너무 다른 연주 때문에 객석은 야유와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고, 청중들의 빗발치는 항의는 폭동을 방불케 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들어봐도 예측하기 힘든 강세와 불규칙한 리듬은 여전히 파격적이다. 그러니 100년 전 초연되었을 때 청중들이 받았을 충격이 얼마나 컸을까. 
  
하지만 소동의 직접적인 원인은 음악 자체보다는 이 작품의 소재가 된 줄거리와 니진스키의 선정적인 안무였다. 지금이야 연주곡으로 더 널리 감상되지만 원래 ‘봄의 제전’은 발레 음악이다. 20세기 초반 파리에서 이국풍의 예술이 한참 인기를 끌 때 여기에 편승해서 러시아 발레단의 단장 디아길레프가 야심 차게 기획한 공연이었다. 발레는 원시사회 러시아 이교도들의 태고 의식을 재현한 것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제전에서 봄의 신을 위해 젊은 처녀를 제물로 바친다는 내용이다. 함께 춤을 추던 사람 중 하나를 뽑아 살아있는 제물로 바치면서 벌이는 춤사위는 원시적인 무질서와 종교적인 광란 그 자체이다. 

  
봄을 위해서 사람이 제물로 죽어야 한다니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끔찍한 일이지만 원시 종교에서 인신공양은 아주 드문 일은 아니었다. 아마도 죽음과 삶이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당시 사람들에게 겨울은 죽음이고 봄은 삶이다. 매서운 추위와 허술한 거주 환경, 부족한 식량 때문에 봄이 오지 않으면 모두 죽을 수밖에 없으니까. 봄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은 점점 줄어들기만 하고. 그러니 이들에게 봄은 그야말로 절박한 생존의 문제였던 셈이다. 그래서 ‘봄의 제전’은 과격할 정도로 격렬하고 강한 리듬으로 듣는 이들의 무의식적 본능을 자극하고 마음을 달아오르게 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동서양이 따로 있을까. 어디나 봄을 노래하는 음악은 유난히 많다. 차이가 있다면 지금보다 겨울이 훨씬 더 견디기 힘들었던 시절, 그만큼 절실함도 컸다는 것. 그래서 봄노래는 하나같이 즐겁고 경쾌하다. “에야 뒤야, 봄이 왔네”라고 외치는 남도 민요 봄 타령이 그렇고,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이 그렇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를 듣자면 봄을 향한 종달새의 들뜬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어렸을 때 우리도 얼마나 신나게 봄을 반겼던가. “봄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우리들 마음속에도”를 부르면서 말이다. 
  
봄이 아름답고 설레는 것은 새로운 출발을 향한 기대 때문이다. 학생들은 새 책을 꺼내고 농부들은 늦기 전에 밭을 갈아야 한다. 누군가는 새로운 계획을 시작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사랑을 꿈꿀 것이다. 좋은 일에 어찌 방해가 없을까. 꽃을 시샘하는 추위도 있고 춘설이 내리기도 한다. 황사나 미세먼지도 걱정이고, 꽃가루 알레르기 역시 봄의 불청객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새봄에 거는 우리의 기대를 어쩌지는 못한다. 
  
겨우내 깊이 묻어두었던 기대와 욕구들이 서서히 형체를 갖추어가는 느낌은 봄날 아지랑이를 닮았다. 무엇이든 기대하고 준비할 때가 가장 즐거운 법이다. 자기만의 화려한 봄의 제전을 준비하면서. 
  
민은기 서울대 교수·음악학 중앙일보

“다 같이 앉아서 영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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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도시라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는 간판으로 유명한 게트라이데 거리가 있습니다. 문맹이 많았던 중세시대 사람들을 위해 그림으로 그렸던 간판들이 이제는 명물이 된 것이라 하는데, 반드시 장인이나 예술가가 만들도록 한답니다. 심미적 요소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 도시에 조금이라도 유명한 상권에 가보면 먼저 현란하고 어지러운 간판들이 눈을 찌푸리게 합니다. 빽빽이 차 있는 형광색의 간판들은 뜨내기손님의 주목을 끌고 싶어하는 호객의 인플레이션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한 업소의 간판이 크면 다른 업소는 묻히게 됩니다. 결국 경쟁하다 보면 건물의 외벽은 요란한 사인의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뒤덮여 버립니다. 
  
최근 제주도의 유명 식당이나 편집숍들은 아주 작은 간판을 가지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나마도 음각으로 표현되고 색이 바랜듯한 낡은 느낌이라 가까이 가서 보지 않는 한 읽기도 어렵습니다. 

  



빅 데이터 3/9

스마트폰이 널리 쓰이며 업소를 찾는 의사결정이 지나가다가 눈에 띄는 곳에 들르는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명성을 알아보고 가는 것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굳이 요란한 간판으로 멀리서 한눈에 알아보게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며, 요행히 인지되어도 평판이 좋지 못하다면 더 이상 선택받지 못합니다. 
  
어차피 올 분들은 블로그에서 알아보고, 인스타그램으로 검색하고, 먼저 온 이들의 후기를 읽고 옵니다. 호텔업에서 말하는 지나다 걸어 들어온 손님(walk-in guest)이 아니라, 오고 싶어하는 충성스러운 손님 대상으로 장사하겠다는 것입니다. 천객이 만래하길 바라는, 콘텐츠에 자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도심의 요란한 간판은 한국 사교육을 비판할 때 자주 쓰이는 표현인 “일어서서 영화 보기”와 같습니다. 극장에서 앞자리 사람이 일어서면 뒤에 있는 사람은 할 수 없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한 경쟁에 서로 매달린 결과는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모두의 손해로 이어집니다. 
  
간판들의 아우성은 우리 눈을 아프게 하기도 하지만, 내실 없이 경쟁하는 우리 사회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여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이제는 “다 같이 앉아서 영화 보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송길영 Mind Miner 중앙일보

신분이 불확실한 직원과 검증되지 않은 숙박 환경. 여기에 무제한 술까지 더해졌으니 사고가 없는 게 이상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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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블루 37.2.'

1986년 개봉한 이 영화를 찾아보게 된 건 최근 범인의 자살로 끝난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 사건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살인범 한정민(33)이 가장 좋아했던 영화는 베티블루 37.2였다. 블로그 아이디도 'jeju372', 키우던 개 이름도 베티였다.

게스트하우스 메인 페이지에도 '설렘의 체온 37.2'라고 적혀 있다. 영화 속에서 섭씨 37.2도의 의미는 임신이 가장 잘되는 온도다. 남자 주인공 조그는 사랑하는 여주인공 베티를 목 졸라 살해하며 영화는 끝난다. 그가 무슨 생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을지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한씨는 전과자였다. 과거 주유소에서 일하다 돈을 훔친 이력이 있다. 작년 7월에는 술에 취해 의식이 없던 투숙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데 전혀 제한이 없었다. 성범죄로 이미 실형을 받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현행법에서 성범죄 전과자가 취업할 수 없는 곳에 숙박업은 포함돼 있지 않다.

한씨는 관리인으로 나오지만 사실상 공동 대표였다. 주인은 한씨에게 전적으로 경영을 맡기고 수익금을 나눠주고 있었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한다. 별다른 요건 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 살인마가 민박을 차려도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구조에서 한씨가 운영한 '파티 게하(게스트하우스 준말)'는 그야말로 '성범죄의 화약고'였다. 도민들 사이에서 "내일 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파티 게하'는 기존 숙박료 외 1만5000~2만원의 파티비를 내면 무제한으로 맥주를 마시며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일부 게하들은 전문 DJ를 부르고, 남녀 성비도 맞춘다. 이들은 "100% 썸탈 수 있는 곳"이라며 홍보한다.

제주도에서 '파티 게하'는 2014년쯤부터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2년 올레길 살인사건으로 게스트하우스들이 침체기에 빠지자 나온 아이디어였다. 신분이 불확실한 직원과 검증되지 않은 숙박 환경. 여기에 무제한 술까지 더해졌으니 사고가 없는 게 이상할 정도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여성과의 잠자리를 목적으로 취직하는 스태프들이 많았다"는 증언도 나온다. 술에 취해 여성 방에 강제로 들어가도 방에 잠금장치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고객이 경찰을 부르는 경우도 허다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으로 혼자 여행을 가는 여성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런 환경이라면 둘 셋이 가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이번을 계기로 제주도는 물론 전국에 퍼지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
-조선일보-

진보 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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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말 대선 당시 개혁당 수련회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 여성 당원들이 대책위를 만들고 가해자 이름을 공개하라는 서명 운동까지 벌였다. 요즘 TV 예능에 출연하는 유시민씨가 당시 당 지도부였다. 그는 이런 성폭력 대처 움직임을 "해일이 밀려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다"며 비판했다. 더 큰 과제가 있는데 조그만 일에 매달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훗날 "발언이 왜곡됐다"고 해명했지만 그의 '조개론'은 지금도 성차별 발언으로 입에 오르내린다. 

▶이에 앞서 '운동사회(권) 성폭력 뿌리 뽑기 100인 위원회'란 단체가 대학 총학생회와 노조, 시민단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17건을 공개했다. '술자리에서 강제 키스하기' 같은 성추행부터 강간, 강간미수 같은 성범죄가 가해자 실명(實名)과 함께 드러났다. '100인 위원회'는 '극단적 부르주아 페미니스트' '프락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조직 내부 성폭력은 발설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 좌파의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여성학자 전희경씨는 "운동사회엔 성폭력을 묵인·은폐하는 독특한 논리와 체계가 작동해왔다"고 분석한다. 큰 뜻을 위해 성폭력 시비 같은 문제 제기는 참으라는 '대의론', 조직을 지키기 위해 덮자는 '조직 보위론', 반대 세력의 음해로 보는 '음모론'이다. '나 꼼수'출신 김어준씨가 "(미투 운동 타깃이) 결국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일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음모론'의 일환이다. 

▶2008년 발생한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의 진실을 정리한 '하늘을 덮다'엔 전희경씨가 얘기한 '운동권 사고(思考)'가 다시 나온다. 수배 중이던 민주노총 위원장을 조직 지시로 집에 숨겨준 전교조 조합원에게 민주노총 간부가 성폭행을 시도했다. 항의하는 피해자를 지도부가 이렇게 달랬다고 한다. "전교조나 민주노총이 매우 어려운 시기다. 정부나 보수 언론이 이 사실을 알면 이를 빌미로 탄압하고 조직을 와해시키려고 할 것이다. 참아 달라." 

▶성폭력은 좌파든 우파든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좌파 문단' 대표적 원로 시인부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와 인권위원회 간부, 386세대 운동권 정치인까지 줄줄이 성 추문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좌파는 원래 여권(女權)을 더 중시한다고 내세운다. 앞에선 정의·평등·인권을 외치고 뒤에선 성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을 향해 '진보 마초'라는 말까지 나오는 판이다.
-조선일보-

'유럽의 환자'라던 프랑스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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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가 경쟁력 강화 정책이 프랑스 경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취임 후 9개월간 몰아붙인 친기업 노동 개혁 조치가 효과를 내면서 실업률이 8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지고 청년 일자리가 급증했다. 경제성장률은 7년 만의 최고로 올라갔다. 높은 세금과 낡은 규제를 못 이겨 프랑스를 떠나던 기업들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만성 침체로 '유럽의 환자'라던 프랑스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마크롱 취임 후 9개월 사이 일어난 변화다.

마크롱식 개혁이 돋보이는 것은 인기를 좇지 않고 국가 미래를 보는 강력한 리더십 때문이다. 그는 일련의 개혁 조치를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였다.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개혁을 진두지휘했다. 직접 전면에 나서 노동 단체와 대화하고 의회를 설득했다. 의회가 반발하는 정책은 입법 대신 법률 명령을 통해 관철했다. 고통이 따르는 구조 개혁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냉소주의자나 게으름뱅이에게는 양보하지 않겠다"며 인기 없는 정책들을 밀고 나갔다. 인기 대신 국가 경쟁력을 앞세운 리더십이 '프랑스병(病)'을 치유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사실 그가 추진한 정책은 특별하지 않다.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등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수술하고 법인세율을 낮춰 기업 부담을 덜어주었다. 거대 산별(産別)노조의 영향력을 줄이고 공무원을 12만명 감원하기로 했다. 노조 저항이 두려워 역대 어느 정권도 손대지 못한 빚투성이 철도공사에도 메스를 들이댔다. 새롭거나 기발한 것은 없다. 마크롱 정부뿐 아니라 대부분 선진국이 추진하는 교과서적 정책이다.

한국 정부와 대비되지 않을 수 없다. 노동 개혁은 사실상 포기했다. 오히려 대기업 귀족 노조 편을 든다. 법인세율은 낮추지 않고 높인다. 공공 부문 군살을 빼기는커녕 공무원을 17만명이나 더 뽑겠다고 한다. 오랜 침체를 겪던 프랑스까지 살아날 만큼 세계 경제가 호조인데 우리는 청년 실업과 일자리난을 겪고 있다. 세계적 호황에서 한국만 소외됐다. 새 정부는 마크롱의 개혁에서 얻을 교훈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조선일보-

'침묵을 깨트려라(Break the 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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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과 한 알이 전체 사과를 썩게 한다(A bad apple spoils the bin).'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인 '썩은 사과의 법칙'이지요.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침묵을 깬 여인들(The Silence Breakers)'을 '2018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습니다. 성추행 피해자인 미국 여성 연기자들이 가해자인 남성 제작자와 배우들 등 '썩은 사과'의 추악한 민낯을 만천하에 폭로한 역사적 투쟁을 기린 것이지요.

그보다 앞서 '나도 당했다(Me Too)' 운동을 이끈 영웅이 있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사진)'의 실존 기자들입니다. 그들이 내건 기치도 이것입니다. '침묵을 깨트려라(Break the silence).'



때는 2001년. 미국 3대 일간지의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Boston Globe)의 심층취재팀 '스포트라이트'가 '썩은 사과'에 주목합니다. 보스턴의 가톨릭 사제입니다. 충격적이게도 87명의 신부가 성추행한 대상은 13세 미만 아동들. 한 신부는 범행 기간이 무려 31년입니다. 그런 만행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경찰과 검찰은 가톨릭의 막강한 권력에 맞서길 꺼렸고 피해자들 가족은 침묵 또는 타협으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썩은 생선의 법칙'이라 불러도 좋을 속담이 있지요. '생선은 대가리부터 썩는다(A fish rots from the head down).' 진상을 알고도 묵과한 대주교는 '썩은 생선 대가리'입니다. 재임할 동안 내내 모르쇠로 잡아뗀 그가 결국 보스턴 대교구 전체를 썩게 한 리더이니까요. 경악스럽게도 그는 훗날 교황청의 부름을 받아 더 높이 오릅니다.

'스포트라이트'는 2002년에 600개의 기사를 내보냅니다. 피해자들이 취재에 협조해 속속 세상 밖으로 목소리를 터뜨린 결과, 성직자 249명이 피소됩니다. 보스턴에서만 피해자가 1000명이 넘는다는 사실도 밝혀집니다. 아름다운 투쟁 '미투(美鬪)'의 불길은 미국 전역으로 번집니다. 
-조선일보-

'노쇼(no-show·예약부도)' 고객에 대해 앞으로 위약금을 물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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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예약부도)' 고객에 대해 앞으로 위약금을 물리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예약 후 식당에 오지 않거나, 예약 시각 한 시간도 안 남기고 갑자기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예약 때 보증금을 요구하는 식당도 생길 것이다. 예약 문화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음식점·병원 등에 예약해 놓고 아무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영업방해 행위다. 노쇼로 인한 연간 매출 손실이 4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평창올림픽에서도 음식점들이 이 때문에 큰 피해를 봤다. 100명 식당 예약을 했다가 펑크를 낸 식이다. 이런 단체 손님 중에 공무원이 많았다고 한다. 윗사람 눈치 보느라 이곳저곳 예약해 놓는 것이다. 반면 올림픽을 찾은 외국인들은 노쇼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3년 전 '노쇼 근절 캠페인'을 벌였다. 이후 서비스업 예약부도율이 25% 정도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외국 항공사들은 노쇼 고객에게 '위약금 폭탄'을 물린다. 아시아나항공이 2년 전 '노쇼 페널티 제도'를 도입하자 노쇼 비율이 4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노쇼에 대한 위약금 부과를 다른 업종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에 앞서 이제 우리도 '노쇼' 수준은 벗어날 때가 됐다는 시민적 자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조선일보-

생각의 연결 고리는 '멍 때릴 때' 생긴다. 인공지능(AI)은 이런 거 절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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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실에 앉아 있다. 그냥 자꾸 바다만 본다. 큰아들이 한 달 정도 내 여수 화실에서 지내다 갔다. 있는 내내 '효과음향'을 넣는 아르바이트를 밤새도록 했다. 그래도 눈앞에 바로 바다가 보이는 아빠 화실에서 일하니 너무 좋다고 했다. 아들이 몇 주일 있다 가니 참 많이 허전하다. 서울 올라가면 바로 볼 수 있는 아들이다. 그런데도 거 참 가슴이 푹 꺼지듯 쓸쓸하다.

그때, 할머니도 그렇게 쓸쓸해하셨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이면 강원도 철원 변두리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가곤 했다. 서울서 내려오는 손자들을 위해 할머니는 방학 내내 그 귀한 고깃국을 끓여주셨다. 우리가 떠나는 날이면 시외버스가 눈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섭섭해하셨다. 우리가 떠나면 바로 읍내 장터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사서 끌고 가셨다.

인근 군부대에서 '짬밥'을 얻어와 일 년 동안 그 강아지를 정성스럽게 키우셨다. 그렇게 손자들이 내려올 때마다 할머니네 강아지는 바뀌고 또 바뀌었다. 참으로 궁핍하던 시절 이야기다. 우리가 떠난 뒤, 할머니는 우리가 지내던 방은 한동안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하셨다.

아, '내 친구 귀현이'가 키우던 강아지 '콩이'는 어찌 되었는지 갑자기 궁금하다. (물론 그 쥐똥만 한 '콩이'는 순전히 반려견이다.) 귀현이는 뒤늦게 캠핑장을 하면서 '인생의 직업'이라고 즐거워하다가 간암이 발견되어 느닷없이 세상을 떠났다. 얼마 전 이야기다. 내가 쓴 모든 책에 빠짐없이 등장하던 친구다. '내 친구 귀현이'가 내 모난 성격을 중간에서 다 걸러주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가 떠난 후, 형편없는 내 인간관계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원래 여수에 함께 내려오기로 했었다. 작은 배를 사서 귀현이는 선장을 하고, 나는 '어부 김정운'이라는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내가 사방에 돌아다니면서 광고를 하고, 부지런한 귀현이는 잡고기를 직접 잡거나 새벽 어시장에서 싱싱한 고기를 사서 지인들에게 부쳐주는 생선 택배 사업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제 나만 혼자 여수에 내려와 있다. 배도 있고, 수시로 나가 고기도 잡는다. 택배로 보낼 만큼 많이 잡는 날도 있다. 그런데 '내 친구 귀현이'는 없다. 다 있는데, 귀현이만 없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마음을 이렇게 그렸다!’/그림=김정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지금 내가 뭐 하나 싶어 고개를 세게 흔든다. 다시 바닷가 내 화실이다. 불과 몇 분 멍하고 있는 동안, 내 생각은 아들과 할머니, 그리고 '내 친구 귀현이'를 오갔다. 며칠 전과 수십 년 전, 그리고 1~2년 전의 시간대를 가로질렀다. 화실 책상에 있던 아들 컴퓨터, 할머니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그 '불쌍한 강아지', 그리고 귀현이와 계획했던 회사 '어부 김정운' 등이 사진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처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순간을 날아다니는 생각을 '비자발적 기억(involuntary memory)'이라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왜 그토록 중요하게 언급되는지 몰랐다.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먹는 그 이야기를 누군가 언급하면 '참 허세 부린다'고 생각했다. 꾹 참고 그 소설을 읽으려 했다가 집어던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보니 그의 소설은 인간 창조성의 본질을 정확하게 집어낸 것이었다.

인간은 도대체 언제부터 '창조적(creative)'이 되었을까? 단어 사용의 역사적 빈도수를 보여주는 '구글 엔그램 뷰어(Google Ngram Viewer)'에서 '창조성(creativity)'을 검색했다. 놀랍게도 '창조성'은 192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다. 이건 너무나 중요한 포인트다! '창조성'이란 단어가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1900년대 전후로 인류 정신사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시작되던 바로 그 시기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간 심리를 '무의식'으로 풀어내기 시작하던 바로 그 지점이다. 프로이트는 당시에 유행하던 최면요법 대신 '자유연상(freie Assoziation)'을 무의식에 접근하는 통로로 사용했다. 1923년 '자아와 이드(Das Ich und Es)'라는 책에서 프로이트는 인간의 마음을 옆의 그림처럼 묘사했다. (프로이트는 단순한 흑백의 선으로 그렸다. 색은 내가 해석해서 칠했다.)

프로이트보다 조금 앞서 미국의 윌리엄 제임스(W James)는 '심리학 원리(Principles of Psychology)'라는 책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이란 개념을 사용했다. 문학에서는 프루스트를 비롯해,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등이 유사한 방식의 인간 의식 작동구조를 응용해 소설을 썼다.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날아다니는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의 고리를 의식할 수 있는 '자기성찰(Introspektion)'에 인간 창조성의 본질이 있다.

독일서 태어난 내 큰아들은 독일 여행을 다녀온 후, 알고 보니 독일의 섬유 유연제가 '엄마 냄새'였다고 했다. 미국서 공부한 어떤 교수는 미국식 대형 매장에 가면 유학 시절 생각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고 했다. 바닥 청소용품 때문이었다. 내겐 유학 가면서 처음 탔던 루프트한자 승무원의 향수 냄새가 '독일'이다. 이런 생각의 연결 고리는 '멍 때릴 때' 생긴다. 인공지능(AI)은 이런 거 절대 못 한다.

하나 더. 언젠가부터 한국 사람들은 '창조'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는다. 이전 정권에서 '창조'를 참으로 희한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를 한다면서 '말 타는 처녀'나 후원했다. 몹시 창피했다. 사람들은 이제 죄다 '창조' 대신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를 쓴다. 젠장, 오늘날의 이 엄청난 '의식혁명'을 어찌 '산업혁명(産業革命)'이란 낡은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4차 산업혁명' 또한 순 '개뻥'이다!
-조선일보-

권력욕의 화신 習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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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중국이 미국에 맞서다가 전쟁까지 발발하게 되는 영화를 만든다면 시진핑(習近平)과 트럼프보다 더 적절한 주인공을 찾기 힘들 것이다."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시진핑과 트럼프의 닮은 점을 이렇게 얘기한다. 둘 다 리더십에 자부심이 있으며 스스로를 자국(自國) 부흥의 핵심 인물로 여긴다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은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자기 사명으로까지 생각한다고 했다. 

▶시진핑이 2012년 집권 직후에 광둥성을 방문했을 때다. 현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연설에서 짧게 화두를 던졌다. "소련 공산당이 왜 무너졌는지 아느냐." 그는 "정치적으로 부패하고, 이념적으로 이단자가 많아지고, 군대는 충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했다. 강력한 '숙청 드라이브'를 시작하겠다는 사인이었다. 지난 6년간 반대 파벌인 공청단(共靑團)계, 장쩌민계를 밀어내면서 권력을 공고히 했다. 그가 집권 후 당원 100만명이 징계를 받았다. 약 4만명이 당원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는 통계도 있다. 

▶그동안 설(說)로 나돌던 시진핑의 장기 집권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26일 국가주석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한 헌법 79조를 폐지하는 논의에 착수했다. 마오쩌둥이 만들고 덩샤오핑이 없앤 종신 주석직이 36년 만에 부활한다는 얘기다. 시진핑에게 당한 피해자가 너무 많아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장기집권을 기획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는 시진핑에 대해 "개인적 불행이나 고통이 판단에 영향을 미치도록 허용하지 않는 정서적 안정감을 지녔다"고 높이 평가했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에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모습을 보면 권력욕의 화신 같다. 중국 공산당 선전 기관들의 요즘 시진핑 동정 보도는 우상숭배 수준에 가깝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은 중국을 세우고(站起來), 먹고살 만하게 만든(富起來) 업적이 있다. 시진핑이 여기에 비견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어불성설이다. 그가 종신 집권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아무리 자유가 없는 중국이라고 해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중국의 불안정은 한반도의 불안으로 직결된다. 시진핑이 장기 집권 명분을 만들려고 미국과 대결하거나 대만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무슨 운명인지 요즘 우리를 둘러싼 나라 지도자 모두가 제멋대로다. 트럼프, 시진핑, 푸틴, 아베에다 김정은까지….
-조선일보-

당시 김정일은 "이명박과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지시를 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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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판단보다 즉흥적 결정에 익숙한 김정은 정권의 대남·대외 정책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예측하기 힘들다. 여동생을 파격적으로 파견한 것도 김정은 자신의 결정이었고 이번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방남도 논의 과정의 결정이 아닌, 김정은·여정의 공동 결정일 가능성이 크다.

상식적으로 판단한다면 최룡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정도를 파견해야 대미(對美) 접촉은 물론, 한국정부와의 원만한 대화가 가능하겠으나 독단적 구조하에서 이런 의견들이 김정은에게 통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들의 결정은 때론 상대방의 허(虛)를 찌르지만 실수가 잦아 지금 북한 정권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은 이명박 정부 초기 공세적 대남 압박을 위해 새로 창설된 '정찰총국'의 수장이었다. 정찰총국은 대남파괴 공작 임무를 수행했던 노동당 산하 작전부와 35호실, 대외연락부 등을 흡수하며 특수공작을 목표로 재편된 조직이었다. 정찰총국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모욕을 당한 김정일의 분노를 복수로 갚아주기 위해 생겨났다.

2009년 북한은 대규모 수해 복구를 위해 식량 10만t 지원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명박 정부는 '백미(白米)' 대신 '옥수수' 1만t을 지원하기로 했고 모든 분배 과정을 모니터링할 것을 요구 조건으로 달았다. 김정일은 과거 한국정부는 아무 대가 없이 수십만t의 식량을 지원했지만, 이명박은 옥수수로 자신을 '모욕'한다고 생각했다.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귀빈들이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뒷줄 맨 오른쪽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고 가운데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다. /연합뉴스

당시 김정일은 "이명박과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지시를 하달했고 남북관계는 '대화'에서 군사적 공격 모드로 바뀌었다. 김정일의 지시를 받은 정찰총국과 인민군 특수부대들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냈고 거기서 채택된 게 서해지구에서 반(半)잠수함이나 잠수함을 이용해 적의 함선을 격침하는 것이었다.

고위 탈북자들에 따르면 당시 군사작전 회의에 참석한 인민군 상장 김일철은 해군 전문가로서 회의적인 견해를 내놓았다고 한다. 그는 "서해는 수심이 얕고 적 군함의 수중음향탐지기(SONAR)에 걸릴 수 있으므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영철을 포함한 강경론자들은 자정 시간을 이용해 적 군함의 취침시간에 맞추면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했다. 결국 김정일의 최종 결정에 따라 작전이 수행됐다.

우리 군인 46명이 목숨을 잃은 천안함 폭침(爆沈) 직후, 김일철 상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모든 군사 직위를 박탈당하고 해임됐다는 북한 당국의 보도가 나왔다. 천안함 공격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던 김일철에 대해 김정일이 "나약한 군인은 필요 없다"라고 말하자, 즉각 그는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고 한다.

유엔 제재로 사면초가에 직면한 김정은 정권은 사실 한국정부에 납작 엎드려 사정해야 할 처지다. 하지만 그들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내세우며 끝까지 한국정부를 시험하고 우롱하려고 한다. 김정은이 김여정을 파견하면서 노린 목적은 미국 부통령을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한국 방문 직후 천안함을 먼저 찾았고 탈북자들을 만나 북한 인권을 논의했다. 김정은이 이런 장면을 놓칠 리 없었을 것이다. 천안함 폭침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우기지만 지금 이 순간도 김정은은 자신을 지켜보는 측근들과 인민들에게 자신의 담대함을 보여주어야 할 '한 방'이 필요했다.

적을 수장(水葬)시킨 장수를 적국에 보내 자신의 위엄을 세우고 남한을 자기 발아래 보이게 하려는 무모한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를 이간(離間)시키고 문재인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어 자신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정부를 더 난처하게 만드는 과거식 전략이 지금 궁지에 몰린 김정은이 선택할 최선의 전략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