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기 토크쇼 사회자인 지미 키멜은 전직 대통령이 초대 손님으로 나올 때마다 UFO에 대해 묻는다. 오바마가 출연했을 때 키멜은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 선서 하자마자 UFO 기밀 문서부터 볼 것이다. 당신은 봤느냐"고 물었다. 오바마는 웃으며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키멜이 "클린턴은 봤다고는 했는데 그 내용은 말하지 않더라"고 하자,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면 그렇게 말하도록 교육받는다"고 받아쳤다.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UFO가 추락해 미군이 비행접시 잔해와 외계인 사체를 수거해 갔다는 소문이 퍼졌던 '로스웰 사건' 이후 UFO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UFO를 봤거나 촬영했다는 주장이 매일 나오다시피 한다.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미국 정부는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세계에서 UFO 목격담이 가장 많이 나오는 나라다. 미국 네바다주의 군사시설 '51구역'은 스텔스기를 비롯한 첨단 비행 무기 실험장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인간과 외계인이 함께 연구를 하고 있으며, 20세기 과학기술의 발전도 외계인의 기여로 가능했다는 음모론이 끊이질 않는다. 서울 두 배 면적의 지하 실험장과 진위가 불분명한 각종 동영상·목격담이 음모론에 힘을 실어준다.
▶미 국방부가 미국 상원 의원들에게 UFO 기밀 브리핑을 했다고 한다.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미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훈련 도중 UFO를 여러 번 목격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엔진도 없고 배기열도 없는 비행 물체가 9㎞ 상공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거나 하루 종일 떠 있었다는 증언이었다. 처음에는 고성능 드론인 줄 알았으나 전투기 훈련 구역에 드론을 띄울 리 없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었다.
▶백악관은 2011년 UFO에 대한 공식 답변에서 "미국 정부는 지구 밖에 어떤 생명체가 있다는 증거 혹은 외계 존재가 인류와 접촉한 적이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었다. 조지 W 부시는 지미 키멜 쇼에 출연해 "(UFO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기밀 파일에 진짜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ABC뉴스 인터뷰에서 "UFO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 훌륭한 조종사들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도 똑 부러지게 대답하지 않는데 기밀 브리핑을 했다니 궁금증만 더 커진다. -조선일보-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할 것인가? 그동안 우리는 미국의 힘에 기대어 전쟁을 막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여기에서 정치학자 마이클 도일이 개진한 '민주주의 국가 간에는 결코 전쟁을 치르지 않는다'는 주장을 참고할 만하다. 교육수준이 높고 생활수준이 만족스러운 나라에서는 전쟁을 선포하려는 정당이 권력을 잡기 힘들며, 따라서 민주국가 간에는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반대로 비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도당이 지배하는 국가는 전쟁에 의지하려는 성향이 훨씬 강하다. 역사적으로 봐도 정치 지도자가 독재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들이 전쟁 도발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주장에 완전히 동의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프랑스의 석학 엠마뉘엘 토드는 미국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과두제로 향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국제 정세가 위험에 빠져든다고 했다. 국민 다수가 무심한 사이에 백악관이 무모한 선택을 감행할 우려도 있다. 더더구나 중국·북한 같은 공산국가는 민주정치와는 거리가 멀고 시진핑과 김정은 같은 폭압적인 권력자 '개인의 의지'가 결정적이다. 3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까지 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카스트로는 자기 나라 국민이 전멸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미국에 핵미사일 발사를 밀어붙였었다. 핵무기를 손에 쥔 '대담한 독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미국과 소련 국민 각각 1억 명이 희생될 뻔했던 핵전쟁을 마지막 순간에 가까스로 피한 데에는, 백악관 내에서 다양한 견해를 듣고 막후에서 현명하게 외교 협상을 지휘한 케네디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트럼프 행정부에도 이런 안전장치가 존재할까?
우리 민족의 운명이 미국·중국·북한 등의 충동적인 성향 정치 지도자 사이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이 공포감을 자아낸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을 때 과연 합당한 판단을 할까?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은 30대의 혈기를 누르고 민족의 안위를 앞세워 합리적 결정을 할 것인가?
미국과의 동맹이 우리의 안전 확보에 필수적인 옵션이지만, 국방비 문제를 놓고 '한국이 우리의 친구냐'고 묻는 트럼프 행정부를 예전처럼 무조건 신뢰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고 비핵화 조치엔 꿈쩍도 않는 북한을 동족이라고 따르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어찌하랴, 이 힘겨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역량을 총동원하되 그 이전에 무엇보다 냉철한 현실 인식이 필요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