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시금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게 된다면 미국의 제재와 압박 효과는 약화될 수밖에
좋은글김정은이 베이징에 머문 시간은 24시간에 불과하지만, 그의 방중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집권 이후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를 비난하며 북·중 정상회담을 거부해온 김정은이 이처럼 갑자기 중국을 방문하게 된 배경과 속셈은 무엇일까.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은 양국의 이해 일치를 가장 큰 배경으로 한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이른바 ‘차이나 패싱’으로 소외감을 느끼던 중국으로서는 어떻게든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영향력과 존재감을 회복할 필요가 있었다. 멀어져가던 북한을 다시 자국의 영향권 안에 머물게 할 뿐 아니라 4월 남북,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김정은의 생각을 여과 없이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지난 3월 집권 2기에 1인 지배체제를 확고히 다진 시 주석으로서는 외교영역에서도 더 적극적인 역할 공간을 필요로 하던 시점이었다.
김정은으로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안보라인에 초강경파가 등장하자 불안을 느끼고 북·중 연대 회복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보겠다. 한국 정부만을 바라보기에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을 것이다. 북·중 관계를 정상화해 북·미 정상회담 전에 대미 협상의 지렛대를 확보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미 회담이 결렬되거나 실패했을 경우 더 강화될 것이 확실한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이라는 보호막이 필요했을 수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틈새를 이용해 대북제재 이완의 계기를 만들고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미국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셈법이 작용했다.
김정은 방중에 따른 북·중 관계 개선은 비핵화를 둘러싼 ‘한반도 게임’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중국이 다시 추가됨으로써 ‘합종연횡’의 복합방정식으로 되돌아가게 된 것을 의미한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약속된 모종의 합의를 토대로 북한이 북·미 협상에 나설 경우 비핵화 협상은 물론이고 향후 동북아질서의 틀이 바뀌게 된다. 경제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통해 북한을 조건 없는 핵 폐기의 길로 이끌려던 미국의 구상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만일 중국이 다시금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게 된다면 미국의 제재와 압박 효과는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은 양국의 이해 일치를 가장 큰 배경으로 한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이른바 ‘차이나 패싱’으로 소외감을 느끼던 중국으로서는 어떻게든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영향력과 존재감을 회복할 필요가 있었다. 멀어져가던 북한을 다시 자국의 영향권 안에 머물게 할 뿐 아니라 4월 남북,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김정은의 생각을 여과 없이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지난 3월 집권 2기에 1인 지배체제를 확고히 다진 시 주석으로서는 외교영역에서도 더 적극적인 역할 공간을 필요로 하던 시점이었다.
김정은으로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안보라인에 초강경파가 등장하자 불안을 느끼고 북·중 연대 회복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보겠다. 한국 정부만을 바라보기에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을 것이다. 북·중 관계를 정상화해 북·미 정상회담 전에 대미 협상의 지렛대를 확보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미 회담이 결렬되거나 실패했을 경우 더 강화될 것이 확실한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이라는 보호막이 필요했을 수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틈새를 이용해 대북제재 이완의 계기를 만들고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미국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셈법이 작용했다.
김정은 방중에 따른 북·중 관계 개선은 비핵화를 둘러싼 ‘한반도 게임’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중국이 다시 추가됨으로써 ‘합종연횡’의 복합방정식으로 되돌아가게 된 것을 의미한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약속된 모종의 합의를 토대로 북한이 북·미 협상에 나설 경우 비핵화 협상은 물론이고 향후 동북아질서의 틀이 바뀌게 된다. 경제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통해 북한을 조건 없는 핵 폐기의 길로 이끌려던 미국의 구상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만일 중국이 다시금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게 된다면 미국의 제재와 압박 효과는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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